[아그라] 인도의 美
입장료 1100루피,
' 4일치 밥값이나 되는 금액에 거길 꼭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그냥 높은 건물에서 보는 거랑 들어가는 거랑 똑같아'
' 그냥 사진이랑 똑같아 돌덩이야 아그라 솔직히 안와도 그만이야'
10년전 여행 당시엔 카톡은 무슨 유심 꽂은 핸드폰도 없던 시기였다.
당시 핸드폰을 들고 여행을 다니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인천공항 가기전
서랍에 핸드폰을 고히 넣어두었었다.
그러니, 여행 중 정보라고는 게하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기차나 버스에서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게되는 여행자의 훈수뿐이었다.
타지마할을 보러 아그라를 간다고 하니 다들 저렇게 말했었다.
아마 아그라에 있는 인도 삐끼들이 정말 극성이어서 다들 학을 떼서 그럴 것이다.
얼마나 극성이었나면 일본 여자 여행객이 식당에서 먹은 음식으로 사망한 일이 있을 정도였다.
( 그래서 한동안 일본 여행객들이 합심하여 아그라를 오지 않았다고 게하 사장이 말해주었다. )
그래도 나는 꼭 봐야했다.
나는 비록 돈도 없고 여윳돈을 다 거지같은 거적대기 인도 옷 사는데 썼지만 ( 인도가 이렇게 추운지 몰랐다 )
인도까지 와서 타지마할을 가까히서 보고가는 게 하나의 의무처럼 느껴졌다.
인터넷에 수없이 많이 돌아다니는 타지마할 사진에 내 얼굴하나 박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같이 있던 동행들에게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히 말했고
수많은 삐끼들을 뿌리치며 타지마할로 들어갔다.
햇빛에 반사되어 비치는 순백색, 아이보리색, 회색 대리석
좌우 칼 같이 대칭의 뾰족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고 각지기도 한 이 건물은
그냥 아름다웠다. 그 동안 여행을 다니며 본 가장 아름다웠던 건축물이었다.
같이 들어간 사람 모두 아침부터 점심도 먹지 않고 몇 시간을 구경했다.
심지어 타지마할이 잘 보이는 루프탑 게스트하우스를 골라 아그라에서 하루를 더 보냈다.
아내를 사랑한 샤자한의 러브스토리고 이슬람 미술양식이고 그 설명들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후 여행다니며 꼭 하는 말이 생겼다
'타지마할은 꼭 한번 가서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