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살메르] 아라비안 나이트 본문
이곳은 예전에 실크로드의 큰 교역지였다고 한다.
황토색뿐인 이 건물들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알라딘'이 떠올랐다.
초딩 시절 일요일 아침마다 엄마가 깨우지 않고도 칼 같이 일어나 반쯤 뜬 눈으로 보곤 했었지.
성벽에 걸려진 양탄자들과 낙타를 타고 다니는 상인들, 코끼리 문양의 알라딘 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까지
알라딘은 정말로 이곳을 모티브 한 것이 아닐까. ( 응 아니야 )
시장거리를 구경하다 지쳐 맥주나 마시러 타이타닉 게하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누가 기증하고 간 이병률의 '끌림'을 보게 되었는데
감성 어린 나의 가슴에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여행뽕을 맞게 되었다. ( 덕분에 지금까지 더 미친 듯 여행 다닌 것 같다. )
식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올라왔고
일행이 없어 혼자 밥을 먹으려는데 한 이리와서 여자애가 같이 먹자고 했다.
난 흔쾌히 합석했고 그 애는 나보다 2살 많다고 하면서 말 편하게 하겠다하더니 여행관련 얘기를 하다
갑자기 나한테 표정의 변화가 왜이리 없냐고 하였다.
당황한 나는 어이없어서 웃었고, 그 애는 깔깔 웃어댔다.
그게 멍멍이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멍멍이인 이유는 델리에서 개에 물려 광견병 주사를 맞고 있는 중이라 내가 지어준 별명이었다.
개에 물려 쇼크로 기절하고 일어나보니 가방과 여권은 이미 없더란다. 사스가 헬델리.
아 그리고 그 애라고 한 이유는 나이를 속이고 나를 포함한 동행을 부려먹다 걸려서 그렇다.
실제론 2살 어렸다. 줘 패벌라.
여튼 멍멍이는 자이살메르서부터 같이 우다이푸르까지 동행했고.
한국에선, 에어비앤비를 한 답시고 다짜고짜 이케아로 가 책상을 사달라고 삥 뜯고,
늙은 꼰대같이 살지 말라며 서울의 핫플레이스를 데려가 주었고,
이젠 가끔 연락 와 같이 인도를 추억하는 친구이다. 지금도 꿋꿋이 반말 중이다. 줘 패벌라
다음 날, 자이살메르에 온 이유 인 사막사파리를 하게 되었다.
나는 낙타가 뛸 때 이렇게 빠른지 몰랐다. 그리고 낙타의 혹이 왜 있는 지 알게 되었다.
그건 등자를 안정적으로 걸어 낙타가 뛸 때 우리의 꼬리뼈가 부셔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 응 아니야 )
초원을 지나 사막 한가운데를 미친 듯 질주하다 보면 꼬리뼈가 점점 뻐근해져 오는데
더 이상 아파서 못 가겠다 싶을 때쯤 오늘 일정이 끝났으니 내리라고 하였다. 아직 해가 중천인데..
낙타들을 풀어주고 가이드가 텐트를 치는 동안
우리는 처음 경험한 사막에서 원 없이 인생샷을 건지고 뛰어 놀았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 지쳐 텐트에서 노가리를 까다보니 어둑어둑해졌고
가이드가 모래가 씹히지만 맛있는 감자커리를 준비해줬고
완전히 어두워지자 작은 모닥불을 피워 치킨을 구워줬다.
사막에서 꼭 하루 자봐야하는 이유는 바로 별 때문이다.
완전히 깜깜해진 사막의 밤에 별이 쏟아질 듯 보이기 시작하는데
모닥불에 맥주를 마시며 별을 보다 보면 어색한 사람과도 밤새 별별 얘기를 다하게 된다.
알라딘 노래가 생각난다.
아득히 머나 먼 사막 한 가운데
아주 신비한 곳이 있어
놀라운 묘기와 마법이 있는 곳
아롸비안 나아아이트 신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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